목사님 칼럼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본문

하세가와 가즈오가 쓴 책의 제목입니다. 연세 드신 부모가 계신 분이나 치매가 의심되는 분을 돕고자 하는 분, 100세 시대에 예비 치매 환자인 우리 모두 꼭 읽어보아야 할 책입니다.

 

타인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치매 환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 모두가 예비 치매 환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치매에 걸리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은 살아 있습니다. 불쾌한 일을 당하면 상처받고 칭찬 들으면 더없이 기뻐합니다. 무엇보다도 치매 당사자도 자신과 똑같은 한 사람의 인간이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치매 당사자를 대할 때는 우선 상대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주겠다는 마음을 꼭 되새겨야 합니다.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강요하지 말고,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지 않으세요? 물어보고 기다리며 시간을 내어 주어야 합니다.

 

하세가와 가즈오 의사는 인간 중심의 돌봄을 하라고 말합니다. 자상하고 침착하게 기다리고 들어 주는 일, 그 사람을 존중하라.” 치매 당사자가 

자꾸 기억을 하지 못하고 실수할 때 질책하거나 다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치매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도 실수를 합니다. 가족과 주변 사람의 따뜻한 시선과 배려하는 말 한마디가 치매 정도를 좌우하고 힘과 위로가 될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치매 당사자는 자신이 치매에 걸린 것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고백하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있다면 우리는 아픈 중에도 기쁨과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비록 치매에 걸리더라도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하거나 모든 것을 포기해선 안 됩니다. 죽음이 삶의 일부인 

 것처럼 내가 치매 판정을 받더라도 가장 나다운 나로 돌아가는 여행일 수 있도록 순하게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배워야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다면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더 잘 했을텐데 마음 아파하며 읽은 책입니다.

이병호 목사 드림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