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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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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순절의 여정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전통적으로 사순절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에는 머리나 이마에 종려나무를 태운 재로 십자가 성호를 그으며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창세기 3장 19절)라는 말씀을 고백합니다.

<코로나 19> 전염병으로 인간의 연약함과 무력함 그리고 한계를 절실하게 경험하는 오늘, 사순절의 시작을 마주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부모님들께서도 '창세기 3장 19절' 말씀을 깊이 묵상하길 소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흙과 같고, 먼지와 같은 존재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다는 존재라는 것을. 먼지 같은 나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시고, 더 나아가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셨다는 것을 기억해봅니다. 그리고 전염병으로 당연하게 할 수 있었던 것(성경학교, 예배)을 하지 못하는 것들을 경험하며 당연한 것을 할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상실되고 있지만, 상실을 통해 익숙한 일상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성숙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순절은 익숙한 나의 신앙을 깊이 살펴보고, 낯선 시선으로 돌아가 나의 신앙을 솔직하게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순절 '40일의 시간'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이 우리 마음에 새겨지길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이 새겨진다면 우리와 함께하는 자녀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은혜와 사랑은 흘러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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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믿음이 부족했고
다급할 때만 당신을 불렀음을
여전히 게으르고 냉담했고
기분에 따라 행동했음을
여전히 불평과 편견이 심했고
쉽게 남을 판단하고 미워했음을
여전히 참을성 없이 행동했고
절제없이 살았음을
여전히 말만 앞세운 이상론자였고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소서.
⠀⠀⠀⠀⠀⠀⠀⠀⠀⠀⠀⠀⠀⠀
주님,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 하셨습니다.
이 사십일만이라도
나의 뜻에 눈을 감고
당신 뜻에 눈을 뜨게 하소서
⠀⠀⠀⠀⠀⠀⠀⠀⠀⠀⠀⠀⠀⠀⠀⠀
때가 되면 황홀한 문을 여는
꽃 한송이의 준비된 침묵을
빛의 길로 가기 위한
어둠의 터널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
내 잘못을 뉘우치는 겸허한 슬픔으로
더 큰 기쁨의 부활을 약속하는
은혜의 사순절이 되게 하소서.
⠀⠀⠀⠀⠀⠀⠀⠀⠀⠀⠀⠀⠀⠀⠀⠀
이해인, <사순절 기도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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